이성규단장칼럼

16-02-25 17:18

피할 수 없는 화합 - 2016. 01.

관리자2
조회 수 1,512 댓글 0

  우리 밀알의 대표적인 앙숙이 있습니다. 화요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그 두명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로 둘은 앙숙입니다. 둘의 앙숙관계의 시작이 어땠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본인들도 왜 앙숙인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둘 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본인들과 주변사람들 모두 두사람이 서로 감정적으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신경을 쓰고 있고, 본인들도 서로 조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불꽃이 튀면 바로 불이 붙는 휘발유와 같은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극적으로 화합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송년의 밤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번 송년의 밤에는 각자가 3천원 이하의 선물을 준비하여 가져오면 무작위로 추첨을 통해 결정된 상대에게 선물을 주며 서로를 축복하는 시간으로 꾸몄습니다. 송년의 밤 당일 우리 단원들은 정성스레 포장해온 선물을 품에 안고 왔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각자의 번호가 호명되면 서로 선물을 나누고, 축복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선물을 나누며 악수를 하고, 서로 포옹해주기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이 한창 무르익고 있던 때였습니다. 번호가 호명되자 동시에 손을 든 두 사람이 바로 그 앙숙관계에 있는 형제들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우리 모두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우와!”하며 감탄했습니다.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이 가득한 두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나누고 서로를 축복해야 하는 순간이 된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 장면입니다. 두 사람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서로에게 다가가 선물을 나누고 심지어 악수를 하는 장면이 우리 눈에 보인 것입니다. 우리는 또 다시 우와!”하면서 감동하였습니다. 모두의 염려를 뒤엎고 평화롭게 선물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그 아름다운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두 사람의 화합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이루어야 할 화합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운명처럼 피할 수 없는 화합을 보여준 앙숙관계의 지적장애 형제들을 통해 소중한 진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감정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화합을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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