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단장칼럼

16-02-25 17:15

빨리 천천히 해! - 2015. 08.

관리자2
조회 수 1,434 댓글 0

  한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소망이 있는 풍경 캠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원밀알 식구들이 12일동안 바닷가에서 바람을 쐬고, 한적한 수양관에서 재미나게 교제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기 때문에 이번에도 들뜬 마음으로 아침에 일찌감치 오셔서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원파악을 하던 구혜영간사님이 목사님! 정환이가 안왔어요!”라며 급하게 연락을 합니다. 확인해 보니 정환형제가 날짜를 착각해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버스를 먼저 출발시킨 뒤에 정환형제를 제가 승합차에 태워서 가기로 했습니다. 정환형제는 이번 캠프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면 몹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 앞에 도착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빨리 집에 올라가서 짐을 챙겨오게 했습니다. 상황이 다급한 것을 눈치 챈 정환형제는 얼굴이 굳어지고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런데 정환형제는 간질장애도 갖고 있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올라가는 정환형데에게 정환아! 빨리 천천히 해야돼!”라고 외쳤습니다. 그렇게 보내고 나서 저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어법상 빨리 천천히라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빨리 해야 된다는 급한 마음이 있지만, 쓰러질 것이 걱정되어 천천히 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환형제는 정말 착실한 사람입니다. 그야말로 빨리 천천히 했습니다. 10분 정도를 예상하며 기다렸지만, 정확히 46분이 지난 후에야 허겁지겁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차에 탄 후에 하는 말 저 엄청 빨리 했지요!” 40분이 넘는 시간동안 저를 애타게 만들었으면서, 엄청 빨리 준비했다는 자부심에 가득차 있는 정환형제를 보면서 저는 또한번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저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속 타는 마음과는 달리 나름대로 엄청 빨리 준비한 자신을 대견해 하며 차를 타고 가는 2시간동안 저에게 자랑을 늘어놓는 정환형제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때로는 속이 타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이 터지게도 하는 이 사랑스러운 형제를 보면서 이들과 함께하는 사역의 기쁨을 다시한번 마음으로 되새기며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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