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단장칼럼

16-02-25 17:14

쓸모 없는 사람 - 2015. 06.

관리자2
조회 수 1,670 댓글 0

  얼마 전 제가 섬기는 창훈대교회의 부목사님의 어머니가 위독하셔서 O형 혈액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SNS를 통해 보고, 저의 혈액이 O형이었기 때문에 자원을 했습니다. 저는 영양이 조금 과해서 남아도는 피를 누군가에게 나눠주어도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 것입니다. 백혈구 수혈을 해야 하는데, 적합한 혈액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사방으로 수소문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급한 가족의 마음을 생각하며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약속된 날에 병원에 갔습니다. 헌혈을 위한 첫 절차가 문진을 하는 것인데, 간호사님의 맨 처음 질문이 복용하시는 약이 있으십니까?’였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혈압약을 먹고 있다고 했더니, 그런 경우에는 헌혈이 불가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순간 저는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1년쯤 전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헌혈하는 것에 걸림이 된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혈액검사나 그 외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고 마치 문전박대를 당한 것처럼 무기력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헌혈을 할 수 없다!’라는 사실이 저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에게도 헛된 기대감을 준 것 같아서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는 귀찮았는데, 막상 민방위로 편성되고 나니 국가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더 들어서 민방위 훈련에서 제외되었을 때, “동네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농담으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건강관리를 잘 하지 못한 탓에 피조차 누군가에게 줄 수 없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몸으로는 쓸수 있는 곳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문득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이 몸은 점점 쓸모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꾸고 다듬어야 하는 것은 결국 속사람인 것입니다. 겉사람이 낡아지는 것에 실망하지 말고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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